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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디디다21

<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 에릭 홉스봄, 공산당과 협력한 재즈 23장 민중의 음악, 스윙(445p) 미국의 공산당이 보어슈트 벨트Botscht Belt(미국 뉴욕 주의 캣스킬 산맥 인근의 여름 휴양지)의 적색구역으로 물러나 그곳에서 개최한 캠프 유니티Camp Unity에 연주자들도 참여했는데, 그들은 그곳에서 연주 도중 사이사이에 한 두 가지 주제를 즉흥으로 연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그곳에 있었던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는 일은 서로 다른 인종 간의 성관계가 공개적으로 장려되었다는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의 전통은 매우 굳건해서 시드니 베셰 같은 나이 든 연주자들은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밴드 멤버들이 백인 여자와 관계를 갖는 것을 캠프 유니티에서조차 금하였다.) 이에 대해 누구나 특별한 인물로 여기고 있.. 2023. 8. 20.
롤랑 바르트 스투디움과 풍크툼, <사물의 소멸> 한병철 바르트는 사진의 두 가지 요소를 구분한다. 첫째 요소인 스투디움studium은 우리가 사진을 들여다 볼 때 등록하는registrieren 광범위한 정보들의 장과 관련이 있다. 중요한 것은 "애써 돌보지 않는 바람들, 목표 없는 관심, 비밀적인 취향의 장"이다. 수투디움은 사랑하기의 질서가 아니라 좋아하기의 질서에 속한다. 스투디움은 단지 "막연하고 피상적이고 책임감 없는 관심"을 동반할 뿐이다. 시각적 정보는 얼마든지 충격적일 수 있지만 "부상負傷을 일으키지" 않는다. "당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스투디움에는 어떤 격렬함도 없다. 스투디움은 집약성을 산출하지 않는다. 스투디움의 바탕에 깔린 지각은 외연적, 가산적, 누적적이다. 스투디움은 글 읽기다. 여기에는 어떤 마법도 없다. 사진의 둘째 요소를 풍크툼.. 2023. 8. 18.
피로사회 한병철 “자기 착취가 자유의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 후기 근대의 성과 주체는 그 누구에게도 예속 되지 않는다. 그는 더 이상 어떤 예속적 본성을 지닌 주체가 아니다. 그는 자신을 긍정화하고 해방 시켜 프로젝트가 된다. 하지만 주체에서 프로젝트로의 전환으로 폭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타자의 의한 강제가 자유를 가장한 자기 강제로 대체될 따름이다. 이러한 발전은 자본주의적 생산 관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본주의가 일정한 생산 수준의 이르면 자기 착취는 타자의 착취 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된다. 그것은 자기 착취가 자유의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성과사회는 자기 착취의 사회다. 성과 주체는 완전히 타버릴Burnout 때까지 자기를 착취한다. 여기서 자학성이 생겨나며 그것은 드물지 않게 자살로까지 치닫는다. 프로젝트는 성과주체가 자기 .. 2023. 4. 8.
[카페 디디다 추천 도서] 피트 데이비스 <전념> 책 추천을 해도 그런 바람이 잘 전달되진 않는다. 심지어 음악 한 곡을 추천해도 듣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카페 디디다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음악 추천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좋은 음악을 알고 피지컬 앨범을 사고 음악을 듣는 행위는 챗GPT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매우 성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피트 데이비스의 은 다음의 구절 때문에 알게 되었다. 전념하기의 핵심은 시간을 통제하는 것에 있다. 죽음은 삶의 길이를 통제한다. 그러나 삶의 깊이를 통제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전념하기는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을 인정하는 대신, 제한 없는 깊이를 추구하겠다는 결정이다. 저 글을 어디에선가(아마도 인친의 게시글에서) 보았고 인상깊었기에 읽어야지 했지만 정보가 쉽게 휘발되는 시대를 살다 보니 잊고.. 2023. 3. 9.
토지 5부 1편(16권) 혼백의 귀향 5장 관음탱화 중에서... 토지 5부 1편(16권) 혼백의 귀향 5장 관음탱화 중에서... 길상이 도솔암에서 관음탱화를 완성하고 약동 없이 정체로 살아 온 듯 자신의 삶을 되뇌이며... 한 개인의 삶은 객관적인 것으로 판단되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불행이나 행복이라는 말 자체가 얼마나 모호한가. 가령 땀 흘리고 일을 하다가 시장해진 사람이 우거짓국에 밥 한술 말아 먹는 순간 혀 끝에 느껴지는 것은 바로 황홀한 행복감이다. 한편 산해진미를 눈앞에 두고도 입맛이 없는 사람은 혀 끝에 느껴지는 황홀감을 체험할 수 없다. 결국 객관적 척도는 대부분 하잘것없는 우거짓국과 맛 좋은 고기반찬과의 비교에서 이루어지며 남에게 보여지는 것, 보일 수 있는 것이 대부분 객관의 기준이 된다. 사실 보여주고 보여지는 것은 엄격히 따져 보면 삶의 낭비이.. 2022. 6. 22.
동해시 카페 디디다 하루 한시간 소설 토지 읽기 토지 읽기 4부로 넘어 오면서 조금 느슨했던 이야기와 인물들이 제 색을 찾아간다. 윤국의 성장이 그렇고 명희의 새로운 삶의 선택이 그렇다. 또 윤국과 범석의 대화중에 언급되는 노농당의 야마모토 센지, 기독교 말살론의 고토쿠 슈스이가 소개되면서 몰랐던 인물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아래의 내용은 명희의 제자였던 유인실과 조용하의 대화 중 일부다. 또 박경리 선생의 혜안에 감탄한다. 토지 14권 제3편 명희의 사막 “앞으로 현재도 그렇습니다만 일제가 조선을 뿌려놓은 일감을 생각해 보신 일이 있습니까?” 인실은 이야기를 이었다. “하루 임금이 얼마라는 꼬리표가 붙은 일감 말입니다. 모든 것을 다 빼앗아 가고 사막이 되어 버린 땅덩어리에 뿌려진 일감 그거야말로 보석일 거예요. 횡재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이 미친듯.. 2022. 4. 6.
토지 4부 1권 "음식 맛 아는 것과 신분이 무슨 관계?" “여기 앉은 사람들은 모두 음식 맛 아는 사람들이지” “그건 또 왜요” 명희가 물었다 “사대부 집안이 아니란 얘기야” “음식 맛 아는 것과 신분이 무슨 관계 있을까?” “특히 양반들 종가의 음식이란 사람 쳐다보지” “언닌 그거를 어떻게 알아요?” “알지 이치가 안 그러냐 백결 선생을 추앙했고 나물 먹고 물 마시고 대장부 살림 살이 이만하면 그것도 모르니? 청백리 송곳똥 누는 것 몰라?” “해서요?” “음식이야 중인들이 즐기고 중인들보다는 돈 있는 장사꾼이 더 잘해 먹지 아무리 돈 벌어봐야 먹는 재미 밖에 없는 사람들이니까” 뜨끔한다. 위 구절의 마지막 "돈 벌어봐야 먹는 재미 밖에 없는 사람들" 식탐은 없는 편이지만 커피를 특히 카페라떼를 좋아하고 맥주도 좋아하고 위스키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먹는 재.. 2022. 3. 30.
토지 13권(4부 1권) 제 1편 삶의 형태 / 조선 거지의 출현 오랜만에 토지 기록을 남긴다. 13권에 다다르며 1919년 삼일운동도 지나고 역사적 역동성이 잔잔해진 탓인지 소설 속 이야기도 힘을 잃고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라 읽히는 진도가 더디다. 그러는 와중에 13권 첫 장을 열자마자 조선 新거지의 출현을 이해하게 되며 무릎을 탁 치는 구절이 있었다. 조선에는 웬 거지가 이리 많으냐, 그 실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총독부에 가서 물어볼 일이다. 가렴주구에 항거하는 민란도 수없이 있었지만 조선조 오백 년, 나라에서는 공전(公田)이라 하며 농민으로부터 땅을 거둬들인 일은 거의 없었고 설사 거뒤들였다 한들 결국 조선 백성이 경작하기 마련, 사유지의 경우도 땅문서라는 것이 애매모호했으나 땅문서 이상으로 윤리도덕이 견고하여 남의 땅을 도적질하는 일은 없었다. 항상 족하지.. 2022. 2. 15.
토지 6권 / 세상이 바뀌는 것보담 남으 나라 종놈 되는 편을 원했으니께 토지 2부 2권 제3편 '밤에 일하는 사람들' 중에... 관수가 석이에게 밤을 새가며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 "밥 묵는 사람보다 죽 묵는 사람이 많고 뺏는 사람보다 뺏기는 사람이 훨씬 더 많고 그래 니가 조준구 한 놈 직이서 아배 원수를 갚는다고 러가 해겔되겄나? 달라지는 것은 쥐뿔도 없일 기라 그 말이다. 세상이 달라지야 하는 기라, 세상이, 되지도 않을 꿈이라 생각하겄지, 모두가 그렇기 생각한다. 천한 백성들을 그렇기 자파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꿈이라고만 할 수는 없제, 세상이 한번 바뀔 뻔했거든. 왜놈만 병정을 몰고 안 왔이믄...... 정사를 틀어쥐고 있던 양반놈들, 그놈으 자석들은 세상이 바뀌는 것보담 남으 나라 종놈 되는 편을 원했으니께, 그러니께 송두리째 넘어갔지. 땅도 넘어가고 백성도 .. 2021.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