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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4

<리추얼의 종말> 한병철, 리추얼의 종말은 공동체의 종말과 같다 여우는 어린 왕자가 늘 같은 시간에 자신을 찾아오기를, 어린 왕자의 방문을 리추얼로 만들기를 바란다. 어린왕자는 리추얼이 뭐냐고 묻는다. 그러자 여우가 대답한다. "그건 어떤 날을 다른 날과 구별해주는 무언가, 어던 시간을 다른 시간과 구별해주는 무언가야." 리추얼은 시간을 다뤄 집안에 들이기를 이뤄내는 기술이다. 리추얼은 세계-안에-있음을 집안에-있음으로 만든다. 시간안에서 리추얼은 공간 안에서 사물과 같다. 리추얼은 시간을 구조화함으로써 삶을 안정화 한다. 리추얼은 시간 건축물이다. 시간을 구조화함으로써 리추얼은 시간을 거주 가능하게 만든다. 즉, 집처럼 드나들 수 있게 만든다. 오늘날 시간은 견고한 짜임새가 없다. 리추얼은 시간을 형식화한다. 삶이 시간이고 인간의 문명은 그 시간을 늘리는 데 한없이.. 2024. 1. 23.
마루야마 겐지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 중에서... 이 책은 시골에 칩거하며 소설과 정원일에 몰두하며 살고 있는 마루야마 겐지의 정원일기 혹은 정원사색 정도로 이해하면 될 수필집니다. 일전에 마루야마 겐지의 가벼운 수필집 을 읽은 터라 이 책도 그정도의 가벼움을 안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별 기대없이 책장을 넘기는 데 곳곳에서 멈칫하게 만든다. 또 일전에 한병철의 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은 베를린에 살고 있는 철학자 한병철이 두 손으로 땅을 일구며(체험이 아닌 경험) 목도한 바를 정리 한 수필집이다. 황혼에 접어든 두 지식인이 매우 유사한 경험을 통해 매우 비슷한 어조로 당대의 예술인과 젊은이들에게 가짜 체험이 아닌 고통을 수반한 진짜 경험, 허울만 아름다운 가짜 예술 말고 진짜 아름다움을 피부로 느낄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한병철의 과 마.. 2023. 9. 20.
롤랑 바르트 스투디움과 풍크툼, <사물의 소멸> 한병철 바르트는 사진의 두 가지 요소를 구분한다. 첫째 요소인 스투디움studium은 우리가 사진을 들여다 볼 때 등록하는registrieren 광범위한 정보들의 장과 관련이 있다. 중요한 것은 "애써 돌보지 않는 바람들, 목표 없는 관심, 비밀적인 취향의 장"이다. 수투디움은 사랑하기의 질서가 아니라 좋아하기의 질서에 속한다. 스투디움은 단지 "막연하고 피상적이고 책임감 없는 관심"을 동반할 뿐이다. 시각적 정보는 얼마든지 충격적일 수 있지만 "부상負傷을 일으키지" 않는다. "당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스투디움에는 어떤 격렬함도 없다. 스투디움은 집약성을 산출하지 않는다. 스투디움의 바탕에 깔린 지각은 외연적, 가산적, 누적적이다. 스투디움은 글 읽기다. 여기에는 어떤 마법도 없다. 사진의 둘째 요소를 풍크툼.. 2023. 8. 18.
피로사회 한병철 “자기 착취가 자유의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 후기 근대의 성과 주체는 그 누구에게도 예속 되지 않는다. 그는 더 이상 어떤 예속적 본성을 지닌 주체가 아니다. 그는 자신을 긍정화하고 해방 시켜 프로젝트가 된다. 하지만 주체에서 프로젝트로의 전환으로 폭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타자의 의한 강제가 자유를 가장한 자기 강제로 대체될 따름이다. 이러한 발전은 자본주의적 생산 관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본주의가 일정한 생산 수준의 이르면 자기 착취는 타자의 착취 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된다. 그것은 자기 착취가 자유의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성과사회는 자기 착취의 사회다. 성과 주체는 완전히 타버릴Burnout 때까지 자기를 착취한다. 여기서 자학성이 생겨나며 그것은 드물지 않게 자살로까지 치닫는다. 프로젝트는 성과주체가 자기 .. 2023.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