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트는 사진의 두 가지 요소를 구분한다. 첫째 요소인 스투디움studium은 우리가 사진을 들여다 볼 때 등록하는registrieren 광범위한 정보들의 장과 관련이 있다. 중요한 것은 "애써 돌보지 않는 바람들, 목표 없는 관심, 비밀적인 취향의 장"이다. 수투디움은 사랑하기의 질서가 아니라 좋아하기의 질서에 속한다. 스투디움은 단지 "막연하고 피상적이고 책임감 없는 관심"을 동반할 뿐이다. 시각적 정보는 얼마든지 충격적일 수 있지만 "부상負傷을 일으키지" 않는다. "당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스투디움에는 어떤 격렬함도 없다. 스투디움은 집약성을 산출하지 않는다. 스투디움의 바탕에 깔린 지각은 외연적, 가산적, 누적적이다. 스투디움은 글 읽기다. 여기에는 어떤 마법도 없다.
사진의 둘째 요소를 풍크툼punctum이라고 한다. 풍크툼은 스투디움을 단절한다. 무언가가 "그것의 맥락으로부터 화살처럼 쏘아져 나와 나를 꿰뚫는다." 풍크툼은 정보들로 이루어진 연속체를 갈가리 찢어버린다., 풍크툼은 집약성과 농도가 가장 높은 장소이며, 거기에는 정의할 수 없는 무언가가 깃들어 있다, 그 무언가는 어떤 식으로도 대표되기를 거부한다. "무언가를 명명할 수 없다는 것은 내적 동요의 확실한 징표다. 작용은 현존한다. 그러나 작용의 자리가 특정되지 않으며, 작용의 징표나 이름도 알 수 없다. 그 작용은 관통하는 힘이 있지만 그럼에도 내 자아의 불특정한 한 구역에 상륙한다." 스투디움은 "주권적 의식"을 갖췄다. 나는 나의 주의를 주권적으로 움직여 정보들로 이루어진 광할한 장 위를 활공하게 한다. 반면에 풍크툼은 나를 근본적 수동성에 처하게 한다. 풍크툼은 나를 약하게 만든다. 나는 자기 상실을 겪는다. 무언가가가 의식적 결정의 이편에서 나를 "명중시킨다." 무언가가 나를 "사로잡고" "부상을 입힌다." 독특한 무언가가 나를 건드리고 움켜쥔다. 이름 없는 무언가가 나의 미지의 구역에 침입하고, 그 구역은 나의 통제를 벗어난다.
바르트는 스투디움만 지닌 사진을 "단조로운" 사진이라고 부른다. 그런 사진은 그저 이해하기 쉬운 정보만 전달한다. 실재가 희석되어 소비 가능한 정보가 되면, 실재자체가 단조로워진다. 정보로서의 실재는 사랑하기의 질서가 아니라 좋아하기의 질서에 속한다. 좋아요의 홍수가 세계를 삼킨다. 모든 집약적 경험에는 타자의 부정성이 깃들어 있다. 좋아요의 긍정성은 세계을 같음의 지옥으로 바꿔놓는다. 바르트는 포르노 사진도 단조로운 사진으로 분류한다. 포르노 사진은 매끄럽다. 반면에 에로틱한 사진은 "결함 있는, 금 간" 이미지다. 깨짐Bruch을 특징으로 가진 정보는 없다. 따라서 에로틱한 정보는 없다. 정보는 본질상 포르노적이다. 완전히 앞에 놓여 있고 남김없이 바깥에 세워진(전시된) 놈은 유혹하지 않는다. 에로틱한 것은 "보이지 않는 장場"을, 정보의 가시성과 명백함을 거부하는 무언가를 전제한다. "에로틱한 사진을 포르노 사진으로 부터 구별해주는 것은 이 보이지 않는 장이라고 나는 믿는다." "보이지 않는 장"은 환상의 장소다. 그 장소는 눈을 감을 때 비로소 열린다.
실재의 풍크툼은 대표의 장에 구멍을 내고 여기 있음이 들이닥치게 한다. 실재의 풍크툼은 현현적 순간들을 산출한다. 디지털화는 실재를 정보로 환원함으로써 스투디움을 전제화한다. 디지털 화면으로부터 화살처럼 쏘아져 나와 관찰자를 꿰뚫는 무언가는 없다. 정보는 화살촉이 없다. 정보는 강화되는 자아에 닿자마자 튕겨 나간다. 실재를 뒤덮는 막대한 정보는 실재의 풍크툼에 대한 지각을 봉쇄한다. 정보 소음은 여기 있음 경험을, 다름 아니라 계시를 저지한다. 계시에는 고요의 계기가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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