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을 해도 그런 바람이 잘 전달되진 않는다. 심지어 음악 한 곡을 추천해도 듣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카페 디디다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음악 추천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좋은 음악을 알고 피지컬 앨범을 사고 음악을 듣는 행위는 챗GPT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매우 성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피트 데이비스의 <전념>은 다음의 구절 때문에 알게 되었다.
전념하기의 핵심은 시간을 통제하는 것에 있다. 죽음은 삶의 길이를 통제한다. 그러나 삶의 깊이를 통제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전념하기는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을 인정하는 대신, 제한 없는 깊이를 추구하겠다는 결정이다. <41p>
저 글을 어디에선가(아마도 인친의 게시글에서) 보았고 인상깊었기에 읽어야지 했지만 정보가 쉽게 휘발되는 시대를 살다 보니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단골손님이 피트 데이비스 <전념>을 들고 들어와 읽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 이 책 읽으려고 했는데... 책 좋죠?", "아 그러셨어요? 그럼 사장님 먼저 읽으세요! 저는 일이 바빠서 한동안 책 읽을 시간이 없을거 같아요."
그래서 단골손님 보다 내가 먼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한 줄로 요약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진정 내가 원하는 일에 뛰어들어 전념(몰입)하라. 흘러가듯 시류에 나를 꿰맞추어 살지 마라. 인생은 짧고 몰입이 가져다 주는 행복이 찐이다.> 이 정도로 쉽게 요약이 된다. 쉬운 주제이지만 작가는 이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주변의 온갖 인물과 사례를 가져와 계속해서 책의 주제를 강화하고 확대하고 발전시킨다. 꽤 설득력있는 책이다. 모든 나라의 청춘에게 유익하겠지만 특히 헬조선의 청년들에게 더욱 가치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책은 마지막 구절에서 반문화(전념하기)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이제는 우리가 그 초대에 응할 차례다. 그러니 무엇을 더 기다리는가? 와서 모종삽을 들어라!"
저 구절이 탁월하다고 느꼈다. 반자본을 외친 공산당 선언의 마지막 구절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일어나라"를 상기 시키기 때문에... 일독을 권한다.
'독서에 디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롤랑 바르트 스투디움과 풍크툼, <사물의 소멸> 한병철 (0) | 2023.08.18 |
---|---|
피로사회 한병철 “자기 착취가 자유의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 (0) | 2023.04.08 |
토지 5부 1편(16권) 혼백의 귀향 5장 관음탱화 중에서... (2) | 2022.06.22 |
동해시 카페 디디다 하루 한시간 소설 토지 읽기 (0) | 2022.04.06 |
토지 4부 1권 "음식 맛 아는 것과 신분이 무슨 관계?" (0) | 2022.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