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천곡동 한섬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한 카페 디디다에서 여름에 듣는 음반을 소개합니다. 소개하는 음반 외에도 다양한 음반이 있고 신청하시면 들을 수 있습니다.

61번 국도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미시시피강을 따라 올라간다. 뉴올리언즈에서 시카고로 전파된 흑인노예의 음악길과 맞닿아 있어 블루스 하이웨이로 불리운다. 자세한 설명은 검색을 해보시고... 60년대 앨범 대부분이 사실 여름에 듣기 좋다. 비틀즈, 비지스, 비치보이스, 러빙 스푼풀의 사운드를 생각해보라. 그냥 여름이다. 밥딜런의 본격 포크록 앨범이라 통기타 반주의 시적 가사를 읊조리는 포크음악을 기대하지 마시라.

여름에 보기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OST는 여름에 듣기 좋다. 모든 쿠루리의 음반이 여름적이지 않지만 조제 OST는 매우 여름적이다. 메인테마 Highway의 숨이 막혀서 떠날 수 밖에 없다는 가사와 사운드는 그냥 여름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기타 트리오가 있었고 있고 있을예정인데... 아마도 지금까지 기타 트리오 세계관 최강자는 파코 데 루치아, 알 디 메올라, 존 맥러플린 이겠지... 여름에 볼륨을 키우고 듣다보면... 기타 폭풍이 더위를 날려버린다. 멍~하게 듣게 되는데... 팻 메쓰니의 트래블 앨범 들을 때 멍~하게 빠지는 느낌과 유사하다.

가끔 교향곡을 듣게 되는데 주로 여름이다. 여름낮의 더위를 빨리 보내려면 긴 호흡의 곡이 필요해서 일까? 여름에만 교향곡을 찾게 된다. 피아노 소나타에도 가끔 손이 가는데 주로 여름이다. 이렇게 얘기하다 보면 모든 음악이 여름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어쨌든 말러 교향곡 5번도 여름에 듣기에 좋다. 헤어질결심 영화 때문에 삼척 부남해변의 풍경이 떠오르기도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읽을 만한 책도 비치되어 있다. 읽는 손님은 매우 드물다. 요즘은 전자책 또는 유튜브 챗GPT로 책 요약본을 많이 소비하니까... 나는 구식이라 물건(책, 음반)을 만지고 촉감을 통해 기분이 먼저 선행되어야 사유이미지가 형성된다. 혹자는 '피곤하게 산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책과 음악을 통해 진짜 경험을 하고 싶다. 잠깐 스쳐가는 매끄러운 체험을 원하는 게 아니다. 경험을 통해 대상과 내가 기조와 가치를 동일 선상에 놓고, 송두리째 흔들리고 흩어지고 모이고 벼리고 강해지고 유연해지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럴려면 촉감을 통해 기분을 느껴야한다. 그래야 감정이 생긴다. 그게 희망이든 평화든 사랑이든 혁명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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