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천곡동 한섬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한 카페 디디다의 일상을 올리는 공간입니다.
출근 하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켜고 음반을 고르고 청소를 하고 카페라떼를 내린다.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치고 오늘의 첫 라떼를 마시며 오늘의 음악이 오늘의 계절과 오늘의 감정과 오늘의 커피와 이질감은 없는지 불편함은 없는지 차분하게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찰리 헤이든과 팻 메쓰니의 Missouri Sky는 언제나 좋지만 출근 할 때 기분이 산뜻하지 않았다면 선곡하면 안된다. 더 우울 해 질 수 있다. 요즘 자전거를 타고 출근 하는데 날씨도 좋고 자전거 전용도로에 장애물이 없고 내 앞을 가로막는 자동차도 없어서 기분 좋게 가게까지 왔다면 Missouri Sky는 좋은 선곡이다.
반대로 조금 우울한 기분으로 출근을 하면 산뜻한 음반에 손이 간다. 봄볕이 너무 좋은 날에는 기분과 관계없이 산뜻한 음반이 괜찮다. 우울한 기분을 봄볕이 서서히 알아서 치유해 줄 것을 알기에... 그럴 때 뱀파이어위켄드의 Contra는 좋은 앨범이다.
평정심이 잘 유지되는 기간에는 생각하는(듣고 싶은) 음색에 집중한다. 묵직하고 강렬한 여성 보컬이 듣고 싶을 때도 있고 유려하면서도 고전적인 여성 보컬이 듣고 싶을 때도 있다. 때로는 자전거를 타오 오면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를 고르기도 한다. 조니미첼은 클래식을 듣는 기분으로 고른다. 밥딜런도 아니고 비틀즈도 아닌데 그시절의 노래가 듣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다.
때로는 잊었던 무언가를 다시 상기하고 싶어서 앨범을 고른다. 한 때 너무 열광하며 들었지만 세월이 흘러 그시절 왜 그렇게 열광했었는지 그 근거가 잘 잡히지 않을 때 그때는 다시 들어보면 안다. 넬 1집은 분명 한국 모던록 씬에 큰 반향과 가능성을 불러일으켰다. 언니네 이발관 1집도 그랬고 델리스파이스 1집도 좋았지만, 넬 1집은 영국의 밴드들과 비교해도 더 진한 사운드를 선사했고 더이상 부럽지가 않은... 분명 이 앨범은 인디 리스너들의 자존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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