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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디디다

디디다 추천 음악, 원호 첫 정규앨범 <The Flower Time Machine>

by didida 2023. 6. 20.

원호 첫 정규앨범 <The Flower Time Machine>

2023년 봄 디디다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된 앨범이다. 식상한 말이지만 거를 타선이 없다. 70년대 사이키델릭을 추구한다는 의지가 커버 디자인에도 묻어난다. LA에서 성행하던 사이키델릭 판들이 떠오른다. 새소년 원년멤버(였던) 강토의 드럼이 뒤를 탄탄하게 받쳐주고 그 위에 원호의 절제된 기타연주와 구수한 톤이 듣는 순간 단번에 추억여행을 떠나게 해준다.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실리카겔의 J-pop스러운 기타톤과는 대조적이다. 레트로 트렌드를 먼저 선점한 콩코드와도 사뭇 다르다. 콩코드가 뽕끼와 오부리 사운드를 적극 차용 해 7080 복각에 가까운 음악이라면 원호의 음악은 복각이 아니라 타임머신을 타고 그 자체에 젖어들게 만든다. 한국대중음악시상에서 콩코드가 상을 받은 바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원호의 이번 첫 앨범이 최우수록 음반상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혼자 생각한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요즘 밴드의 구성원들은 다들 바쁘다. 한 밴드에 올인하는 건 먹고 사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원호의 밴드에는 건반도 있고 드럼, 베이스가 있다. 드럼은 황소윤과 함께 새소년을 일군 강토, 베이스는 김뜻돌과 함께하고 있다. 건반도 바쁘다. 이 조합의 밴드일 때 <원호와 타임머신>이라 부르는 것 같다. 멤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피지컬 앨범이 나오기 전에 음원으로 'Invisible Man'을 듣는데 도입부에서 드럼이 새소년 강토라는 걸 확신했다. 새소년 1집 구성원들이 너무 좋았는데 군대 문제로 새소년에서 나오게 된 걸로 알고 있다. 자의라기 보다는 기획사의 회유와 황소윤에 대한 배려로 생각된다. 아무튼 드러머 강토의 군 입대 이후의 행적을 알지 못했는데 원호의 첫 정규앨범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된 것. 이 앨범이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원호와 타임머신> 밴드 구성으로 롱런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