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링1 오에 겐자부로 <체인지링> 중에서 "그렇지, 죽음은 시간이야" 서재 입구에 배달된 채 쌓여 있는 소포들을 풀어 듬성듬성 읽다 말고 예컨대 프로스트의 문체에 이끌려 이것저것 천천히 상기 할 수 있는 기분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고기토는 일찍이 없었던 냉정함으로 그다지 멀지 않은 앞일로 자신의 죽음에 관하여 생각하고-15년, 20년씩이나 여전히 살아간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라 여겨-[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발견된 시간'으로 부터 '발견된 죽음'을, 뜨거워진 머리에 떠올리기조차 하리라. "그렇지, 죽음은 시간이야!" 이리하여 잘 각성되어 있을 때라면 저항이 있으련만 그 단계에서는 설득력 있는 발견이라도 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신의 죽음도 이미 얼마 전의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조차 한다. 그리고 '얼마 전의 일'은 대단한 속도로 .. 2023. 12. 19. 이전 1 다음